01사람들의 발길을 안으로 길게 끌어들이는
포항 내연산(930m) 청하골
경북 포항의 내연산은 가히 '여름을 위한 산'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여름철 대표 계곡 산행지로 손꼽힌다. '안으로 길게 끌어 들인다'는 의미를 지닌 내연(內延)이라는 이름처럼, 골이 깊고 나무가 무성해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산. 그리고 그 산을 가로지르는 한줄기 계곡이 산을 찾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무려 12개나 되는 폭포에서 쏟아져 나와 동해로 흘러드는 청하골의 물은 맑고 차가워 계곡산행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넓은 계곡, 우거진 수풀이 만들어주는 계곡 아래서 맞이하는 바람은 한여름 피서지로서의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또한 내연산 옆으로 난 7번 국도를 따리 화진·월포·칠포·송도 해수욕장들이 연달아 있어 피서를 겸한 산행지로도 최고의 여건을 가지고 있다. 숨통 막히는 도시에서 기계가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바람에 염증을 느꼈다면, 나무 그늘 아래 불어오는 자연바람의 싱그러움이 고맙게 느껴질 터. 게다가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적시는 호사까지 누릴 수 있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산길
내연산의 최고봉인 향로봉을 오르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보경사에서 문수암을 지나 삼지봉 능선을 타고 향로봉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평탄한 오솔길로,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보경사에서 폭포를 감상하며 향로봉을 오르려면 관음폭포~은폭~Y캠프~시명리를 지나 급경사의 고매이등을 치고 오른다. 이때 보경사에서 시명리까지 3시간 반, 고매이등을 오르는데 약 1시간 반 정도로 총 5시간이 걸린다. 하옥리 향교를 출발해 삼지봉 주능선으로 올라 향로봉으로 가는 코스는 약 2시간으로 가장 빠른 길이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어느 코스로 가든 산길에는 표지판이 잘 세워져 있고 길도 뚜렷해 산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교통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영천IC에서 나와 포항으로 가는 28번 국도로 진입한다. 포항 입구인 안강에서 925번 지방도로를 타고 산광면을 거쳐 송라면으로 나오면 내연산으로 가는 보경사 입구에 이른다.
대중교통으로 갈 경우에는 수도권에서 항공, 열차, 고속버스 등의 다양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그중 가장 편한 고속버스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포항행 버스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시로 운행하는데, 동서울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경주를 경유한다. 경주에서 내연산으로 바로 갈 경우, 버스를 바로 연계해 탈 수 있어 편리하다.
호미곶
호랑이 형상을 하고 있는 한반도를 묘사하면서 호랑이의 꼬리 부분이라 하여 이름 붙인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유명하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되자 신라의 해와 달이 정기를 잃었다가, 이곳 호미곶에서 제를 지내 다시 해와 달을 되찾았다고 한다. 이곳에 있는 약 46,016㎡ 부지의 해맞이 광장에는 '상생의 손' 조형물과 성화대, 영원의 불씨함 등이 조성되어 있다.
국립등대박물관
호미곶 광장 내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등대박물관. 등대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알게 해주며, 등대가 해양안전에 기여하는 역할과 해양사상 등을 알 수 있다. 각종 전시관 및 테마공원, 전망대 등이 조성되어 있는 등대박물관을 관람하는 데는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연중 9시부터 18시까지 개관하며, 설날과 추석 당일 그리고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 www.lighthouse-museum.or.kr 문의 054-284-4857
02 태곳적 신비 간직한 초록빛 세상
삼척 육백산(1244m) 이끼계곡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노곡면에 위치한 육백산(1244m)은 낙동정맥 최고봉인 백병산(1295.3m)에서 북북동으로 직선거리 8km쯤 떨어져 있다. 산의 서쪽 사면에서는 백병산에서 발원한 오십천이 곡류하며 삼척을 가로질러 동해로 흘러들고, 남쪽 사면에서는 가곡천의 지류가 발원한다. 그중 도계읍 신리를 지나 가곡면 동활리까지 이어지는 가곡천 상류의 협곡은 경치가 매우 수려하다. 또한 화전민들의 생활형태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이 계곡에서는 중요민속자료 제33호로 지정되어 있는 통방아, 물레방아, 태독(식량저장용 독), 화티(불씨 보존용구), 너와집 등을 볼 수 있다.
이끼폭포가 있는 삼척 도계읍 무건리는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곳. 때문에 이끼계곡에 이르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천국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폭포 왼쪽으로 설치된 밧줄을 타고 오르면 거대한 바위로 된 문이 있는데, 그 뒤로 신비한 이끼계곡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물속을 헤치고 가지 않으면 이 바위문을 통과할 수 없다.
이끼계곡에서는 연초록의 이끼가 가득한 높이 7~8m의 절벽 위로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소(沼) 위로 떨어져 내린다. 폭포 오른쪽으로 높이 10m의 산비탈은 초록빛 세상이다. 이곳에는 두 개의 물줄기가 가늘게 흘러 이끼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다가서기만 해도 바스러질 것 같은 초록 정령의 세상, 그곳에 감히 발을 얹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끼폭포의 물줄기는 무릉도원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인양 진초록의 세상을 말없이 흘러내리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을 황홀경에 빠져들게 만든다. 바위를 타고 힘차게 흘러내리는 폭포수와 바위마다 내려앉은 초록의 이끼는 커다란 바위문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신비의 세상이다.
산길
이끼계곡의 산행은 도덕정사 입구표시를 따라 들어가다가 해발 800m 지점에서 만나는 황조리 황새터에서 시작된다. 도로가 끝난 후, 뚜렷하지 않은 산길을 따라 숲을 헤치며 개울 쪽으로 향하면 희미한 산길이 나타난다. 개울을 따라 무성한 풀숲을 헤치며 나아가야 하지만, 길은 그리 험하지 않고 경사도 비교적 완만해 산행이 힘들지는 않다. 황새골 안부에 도착하면 육백산과 황새터, 1100봉으로 길이 나뉘는데, 이끼계곡으로 가려면 1100봉 방향으로 간다. 1100봉에서 다시 두리봉 갈림길을 만나면, 두리봉 길을 버리고 왼쪽의 급경사 길로 하산한다. 폐교인 소달초등학교 무건분교장을 지나 산길을 이어가면 마침내 연초록 이끼가 가득한 바위 위로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떨어져 내리는 이끼폭포에 이를 수 있다. 들머리에서 이곳까지 약 3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교통
대중교통 접근이 힘들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빠져나와 제천IC로 나오면 영월 방면 38번 국도를 타고 태백으로 진행한다. 산행 들머리인 황조리 황새터로 가려면 427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가 삼척시 덕풍계곡 방향 정거리재 정상에서 좌회전한다. 강원대학교 삼척분교를 지나면 도로 끝에 황새터가 있다. 이끼계곡으로 바로 갈 경우에는 도계읍내를 지나 5분 정도 진입 후, 고사리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무건리 방향인 오른쪽으로 빠지면 된다.
환선굴
천연기념물 제178호로 지정된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의 환선굴은 총연장 6.2km에 이르지만, 현재 1.6km 구간만 개방하고 있다. 관람구간은 제1폭포(Y계곡)부터 만리장성까지 돌아 나오는 코스로 조성되어 있으며, 다 둘러보는데 1시간가량 소요된다. 약 5억3천만 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로 동양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는 환선굴 내부에는 미인상, 거북이, 항아리 등 여러 모양의 종유석과 석순, 석주가 발달되어 있다. 관람료는 어른 4천원, 청소년·군인 2천8백원, 어린이 2천원. 2010년 4월부터는 모노레일 운행을 시작해 좀 더 쉽게 환선굴을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모노레일 이용요금은 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이다. 환선굴안내소 033-541-9266
삼척해양레일바이크
바퀴가 4개 달린 자전거를 타고 바다가 보이는 경관을 즐길 수 있는 해양레포츠. 삼척시 근덕면의 궁촌정거장과 용화정거장 사이의 왕복 10km 거리를 운행하며, 각종 레이저쇼가 펼쳐지는 해양터널 내에서 바다의 생태를 관찰하는 등 볼거리가 많다. 운행은 08시 30분부터 18시까지 하루 6회(동절기 5회)이며, 요금은 2인 편도 기준으로 주간 2만원, 야간 2만2천원이다. www.oceanrailbike.com
03 산새들이 조잘거리며 춤추고 노니는
가평 석룡산(1153m) 조무락골
경기도 가평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1985년 환경처에서 고시한 청정지역이다. 가평군 북면 일원에는 석룡산, 명지산, 연인산, 국망봉, 화악산 등 해발 1천미터가 넘는 산들이 몰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해 일명 '경기도의 알프스'라 불린다.
그중 거의 북쪽 끝에 위치한 석룡산(1153m)은 한북정맥 위에 놓인 국망봉과 백운산 사이의 도마치봉에서 남서쪽으로 가지를 쳐 화악산으로 흘러가는 화악지맥 가운데 첫 번째 솟은 산이다. 석룡산 정상에 서면 동편으로 화악산이 압도하듯 솟아있고, 서편으로는 남북으로 흘러내린 정맥의 산군 조망이 장관이다.
석룡산 자락에 흐르는 6km 거리의 계곡으로, 가평천의 상류 지점에 해당하는 조무락골에는 연중 차고 맑은 물이 흘러넘친다. 상류에서 하류까지 소와 담, 폭포가 이어져 계곡 전체가 비경을 이루는 조무락골은 숲이 울창해 산새들이 조잘(조무락)거린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 또 새들이 춤추고 논다고 해서 '鳥舞樂(조무락)'이라 하기도 한다. 그 이름처럼 조무락골에는 산새들의 지저귐과 청량한 물소리가 흘러넘친다.
조무락골 안으로 들어가면 복호동폭포, 쌍룡폭포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장쾌한 물소리가 가슴을 시원하게 적셔준다. 콸콸 흐르는 물소리만 들어도 절로 땀이 식는 곳, 석룡산 조무락골에서 여름의 진수를 제대로 느껴보자.
산길
조무락골은 용수목에서 석룡산을 오르는 산길 초입에 있는 계곡이다. 조무락골을 거쳐 석룡산에 오르는 길은 쉬밀고개로 정상에 오른 뒤 남서쪽 능선을 타고 다시 조무락골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가 대표적이다. 총 11.4km 거리로 6시간 정도 소요되는 긴 코스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시종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내릴 수 있어, 여름 계곡산행 코스로 그만이다.
조무락산장 앞 삼거리에서 계곡을 따라 1시간 정도 오르면 호랑이 얼굴을 닮은 바위를 지나 복호동폭포가 나온다. 이 폭포는 정면에서 보면 3단으로 보이지만 왼쪽의 이끼 낀 바위를 오르면 숨은 2단이 드러난다. 높이가 30m에 이르는 5단의 복호동폭포는 조무락골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듯하다. 쌍룡폭포와 와폭을 지나면 쉬밀고개가 나오고, 곧이어 석룡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15분 정도 더 진행해 1155m봉에서 남서쪽 능선을 밟아 300m 정도 내려가면 왼쪽으로 소로가 나 있는데, 그 길 끝 절벽에서 석룡산 최고의 전망이 펼쳐진다. 거미줄처럼 펼쳐진 조무락골의 비경과 경기 최고봉인 화악산의 품새를 마음껏 조망할 수 있다.
교통
대중교통 이용 시, 동서울터미널에서 2~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를 타고 가평에서 하차한다. 가평터미널에서 용수동행 버스는 하루 6대(06:20 09:30 10:30 13:20 16:20 19:20)운행하며, 약 50분 소요된다. 용수동에서 가평으로 나오는 버스도 6회(07:10 10:20 11:20 14:10 17:10 20:00) 운행한다. 서울지하철 경춘선을 이용할 경우, 상봉역에서 2~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전철을 타고 가평역에 하차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46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가평읍에서 75번 국도로 갈아타고 북면으로 들어간다. 목동삼거리에서 적목리 방향으로 진입해 38교에서 우회전한다.
용소폭포
용소폭포는 용이 승천하던 중, 임신한 여인이 이를 발견하여 용이 낙상해 소를 이루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가평8경 중 하나인 이곳에는 천연기념물인 열목어가 서식하고 있다. 소의 규모는 작으나 짙푸른 물속을 들여다보면 그 청명함에 푹 빠져든다. 안내판에 표시된 것보다 실제 수심이 깊고 소용돌이가 쳐서 폭포 안으로 들어가면 위험하다. 38교에서 도마치고개로 올라가다보면 작은 푯말과 매점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왼쪽 계단으로 내려가면 용소폭포가 보인다.
집다리골 자연휴양림
집다리골은 화악산 자락인 응봉과 촛대봉 사이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다. 천연 활엽수림이 우거지고, 사계절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 한여름에도 계곡에서는 추위를 느낄 정도로 시원하다. 휴양림 내에는 야영장, 운동시설, 등산로, 산책로 등 다양한 부대시설과 이용객의 숙식을 위한 산막을 갖추고 있다. www.jipdari.com
04 풍문으로 익히 들었던 천혜의 절경
동해 두타산(1352.7m) 무릉계곡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선에 위치한 두타산과 청옥산. 사람들은 박달령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두 산을 한데 묶어 '두타청옥'이라 칭하기도 하고, 이 둘을 뭉뚱그려 그냥 두타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왜 언제부터 그리 부르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으나 다만 한 가지, 그 아래에 천혜의 절경으로 꼽히는 무릉계곡을 두고 짐작해볼 따름이다.
무릉계곡은 신라시대의 고찰인 삼화사에서 상류 약 2km 지점에 위치한 용추계곡까지를 일컫는다. 동해시에서 바라보면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갈미봉, 고적대, 망군대, 청옥산, 두타산 등지에서 발원한 물이 합수되어 흐르며 오래 기간 침식작용에 의해 만들어낸 계곡이 바로 무릉계곡이다. 전형적인 V자 형태인 이 계곡에는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발달되어 있어 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국민관광지 관리사무소에서 출발해 금란정을 지나면 바로 오른쪽으로 무릉반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금란정과 무릉반석에는 19세기 초, 외세에 의해 나라가 좌지우지되는데 대한 울분을 달래고 위기를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금란계' 회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1500평이 넘는 바위가 펼쳐진 이곳은 여름철이면 더위를 식히고자 하는 피서객들로 가득 찬다.
무릉계곡을 거슬러 올라 상류로 15분 정도 올라가면 바른골과 박달골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만나 흘러내리는 쌍폭이 나온다. 두 갈래의 물줄기가 쉼 없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무릉계곡의 최상류인 용추폭포도 쌍폭에서 지척이고, 용추폭포 아래 바른골 물줄기를 건너 문간재를 지나면 최고의 전망대로 알려진 신선봉까지 2~3분이면 오를 수 있다.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신선봉에 오르면 두타청옥 주능선 쪽으로 부챗살마냥 뻗어나간 크고 작은 계곡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흡사 주렴을 드리운 듯 깎아지른 바위들과 수령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멋진 소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자아낸다.
두타산 무릉계곡에 들어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아희야 무릉이 어디메뇨/나는 옌가 하노라' 하는 시 한 구절이 절로 떠오를 것이다. 아직도 그곳에 가보지 못했다면, 올 여름엔 망설이지 말고 달려가 보시길 권한다.
산길
두타산과 청옥산은 전형적인 동고서저 지형인 탓에 무릉계곡을 거쳐 산행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두 산 모두 삼화사 출발을 기준으로 족히 네 시간은 잡아야 정상에 설 수 있다. 가파른 계곡을 서너 시간씩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두타산 남쪽에 위치한 댓재를 들머리로 하는 것이 좋다. 댓재는 들머리의 고도가 해발 700m에 달하고 크게 가파른 곳이 없어 다리수고가 계곡 코스에 비해 덜하다.
두타산과 청옥산은 매년 3월 1~15일, 11월 1일~12월 15일까지는 산불방지 입산통제 기간이라 산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무릉계곡 용추폭포까지는 입산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릉계곡 일대만 둘러보는 데에도 세 시간 이상은 족히 소요되니 굳이 산행을 겸하지 않아도 충분히 계곡미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
교통
수도권에서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탄다. 동해시에 진입하면 효가사거리에서 우회전, 42번 국도를 따르다 삼화동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무릉계곡 입구로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30분~1시간 간격으로 동해행 고속버스가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약 3시간 40분. 동해시내에서는 삼화사까지 시내버스가 수시로 운행한다.
죽서루
강원도 삼척시 오십천변에 위치한 죽서루는 보물 제213호로 지정된 삼척 제일의 문화재다. 관동팔경 중 제1경인 죽서루의 유래는 동쪽에 죽장사라는 절이 있어 그 서쪽 누각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였다는 설과, '죽죽선녀'라는 기생의 유희장소였다는 설이 있다. 지금까지 총 25회의 중·보수 공사를 한 죽서루는 자연석으로 된 주춧돌을 훼손하지 않고 기둥을 깎아 만든 그레이질 공법을 사용해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
05 장삼이사들의 탁족 피서지로 추천할 만한
함양 지리산(1915m) 한신계곡
피서(避暑), 시원한 곳으로 옮겨 더위를 피한다는 말이다. 물론 온몸을 부르르 떨며 냉기를 뿜어대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아래도 시원하긴 하지만, 그 인공바람엔 가슴속 갈증을 달랠 수 없는 부족함이 있다. 그러기에 너나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피서법은 역시 자연바람과 차가운 물을 찾아 나서는 일일 테다.
조선시대 궁중 벼슬아치들은 임금에게 받은 빙표로 장빙고의 얼음을 타가는 것으로 여름을 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가 누렸던 특혜일 뿐, 빙표가 없는 장삼이사들은 깊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을 최고의 피서로 여겼다.
지리산 한신계곡은 짙푸른 숲 터널과 크고 작은 폭포가 소를 이루며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 덕분에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경남 함양군 백무동에서 세석대피소를 잇는 15리 계곡에는 첫나들이폭포, 바람폭포, 가내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가 연이어 있어 가슴속까지 서늘해지는 한여름 피서산행으로 안성맞춤이다.
매년 휴가철이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공항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주위에서 들어보면, 해외여행 한번 다녀온 후 몇 달을 궁핍하게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경기도 어려운 요즈음, 해외도 좋지만 국내의 명산명소를 찾아 맑은 기운에 몸과 마음을 씻어낼 수 있는 탁족을 즐기는 것도 좋은 피서법일 듯하다.
산길
한신계곡 초입인 백무동은 뱀사골과 함께 지리산 북쪽 산자락과 주능선을 잇는 관문이 된다. 백무동에서 지리산 주능선으로 가는 코스는 두 가지인데, 그중 하동바위 코스는 천왕봉 아래의 장터목대피소로 이어지고, 한신계곡은 세석대피소로 연결된다. 백무동계곡의 포장도로를 따라 버스정류장과 매표소를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한신계곡으로 가려면 우측 길로 간다. 폭 2~3미터의 넓고 완만한 등산로를 1.5km 가량 오르면 첫나들이폭포가 나타나고,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계곡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위험 구간마다 안전시설물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장마철 폭우가 아니라면 우중산행도 가능하다.
두 번째 바람폭포를 지나면 한신계곡의 진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약 2시간 동안 무수한 폭포와 소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것. 한신폭포을 지나 가파른 산비탈을 1km 정도 오르면 세석대피소에 닿는다. 매표소에서 대피소까지는 약 6.5km이며, 약 4시간 소요된다. 장터목대피소까지 능선을 걸은 후 하동바위 방향으로 하산하면 원점회귀가 가능하지만, 대성골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으면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음양수를 지나 경사가 급한 너덜지대를 내려서면 큰세개골과 작은세개골, 대성골을 지나 의신마을로 갈 수 있다.
교통
대중교통 이용 시, 동서울종합터미널(www.ti21.co.kr)에서 백무동으로 바로 가는 버스를 이용한다. 일반버스는 오전 7시~오후 7시까지 하루 8회 운행하며, 심야버스는 하루 1회 자정에 출발한다. 요금은 일반 18,000원, 심야 19,800원이며, 3시간 소요된다. 열차 이용 시, 용산역에서 하루 20회 운행하는 남원행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KTX 35,200원 새마을 30,000원 무궁화 20,200원이다. 남원공용버스터미널에서는 하루 6회 백무동행 버스가 운행한다.
대성골 계곡을 따라 하산할 경우, 대성리 의신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차편이 많은 화개버스공용터미널(055-883-2793)로 이동하여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지리산자연휴양림
1996년에 개장한 지리산자연휴양림은 벽소령 계곡의 영·호남 분기점인 마천면 삼정리에 있다. 인근에 한신·칠선·백무동계곡 등이 있어 지리산의 거의 모든 물줄기가 모여드는 곳이며, 지리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여럿 있어 등산과 휴식을 겸해 찾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대원사, 쌍계사, 화엄사 등의 명찰과 온천 등을 연계해 관광할 수도 있다.
1일 수용인원 500~1200명 규모의 휴양림 내에는 청소년 심신수련과 숲속수련장을 비롯해 정자, 산장, 잔디광장, 삼림욕장, 물놀이장, 어린이놀이터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숙박시설 이용료는 숲속의집 4인실이 3만2천원(비수기)/5만8천원(성수기)이며, 10~11인실은 7만원/11만7천원이다. 야영데크는 9㎡ 미만과 13㎡ 미만이 각각 4천원과 7천원이며, 숙박할 경우 입장료와 주차료가 면제된다. 지리산자연휴양림 www.huyang.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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